나만의 레시피

쫄깃하고 맛있는 쑥개떡 만드는 방법. 해풍맞은 제주도 쑥. 쑥전 만드는 방법. 쑥 오래 보관하기.제주도 한달살기.

fsc 2025. 6. 25.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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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중순에서 6월 중순까지 제주도에서 한달살이를 한다.
 
아파트 생활이 아닌, 마당이 넓은 집에서 살아보고 싶어서 선택한 제주함덕 '마당이 있는 아늑한 시골집'이다.
 
앞마당이 100평 정도로 널찍하고, 오래된 나무들과 현무암들이 멋들어지게 있는 집이다.
 
주인이 상주하는 집이 아니라 마당에 풀이 잘 가꾸어져 있지는 않은데, 
그래서 마당에는 이름모를 풀꽃들도 있고, 뱀딸기도 있고, 내가 유일하게 아는 쑥도 많이 있다.
 
이른 아침 이슬을 맞은 촉촉한 풀을 밟으며 숨을 크게 들이 마시면 향긋한 꽃내음과 쑥향이 내 코를 간지르며 상쾌함이 내 세포들을 정화시키는 것같다.
이런것이 그렇게 행복한 일인지~~~!!!
 
그리고 눈에 띄는 쑥을 '뚝'하고 따 본다.
연한 쑥이 내 손가락으로 쉽게 따진다.
 
그리고 살펴보니 마당에 쑥이 엄청 많다.
갑자기 쑥캐기가 시작된다.
 
울 집 남자에게 비닐봉지를 가져 오라고 하고는 본격적으로 쑥을 캐기 시작한다.
나는 손가락으로 연한 쑥을 톡톡 따로 울 집 남자는 낫을 가지고 나와서 쑥을 쓱쓱 벤다.
 
그렇게 잠시 쑥을 캤는데 꽤 많이 양이 되었다.
 
 

다양한 풀들 사이에 빨갛게 숨어있는 뱀딸기이다.
 
제법 큰 것들도 있다.
(먹어보지는 않았다.)
 
 
 

비가 오기 전에 마당은 풀이 그리  크지 않고 쑥들이 더 크게 자라고 있다.
 
 
 
 

비가 오고 나니 정글처럼 자라나는 풀들이다.
풀들 사이에 쑥들도 지지 않으려는 듯 매일매일 새순을 내고 있다.
 
 
 
 

 

첨에는 쑥을 요만큼만 캐서 전을 부쳐 먹는다.
 
쑥을 씻어보니 이물질이 엄청 많이 나온다.
땅에서 비도 많고 흙도 튀고 벌레들도 있었을테니 좀 보태서 말하면 10번은 씻은 것같다.
 
 
 
 

튀김가루와 부침가루를 넣어서 버무려준다.
 
 
 
 

계란도 넣어준다.
 
 
 
 

이런 쑥 반죽이 많이 들어갔다.
 
 
 
 

좀 두툼한 쑥 전이 되었다.
 
쑥향이 강하고 쌉사래한 맛이 나는 쑥전이다.
(울 집 남자는 인상을 쓰며 못 먹겠단다.
'치~~~내가 다 먹었다.)
 
 
 
 
그 다음에는 앞마당과 옆마당, 뒷마당에 있는 쑥을 캔다.
 
 
 
 

30여분 정도 쑥을 캤는데 이만큼이나 된다.
대부분 울 집 남자가 캤다~^^
(내 지분은 1/3정도이다.) 
 
 
 
 

큰 다라나 소쿠리가 있을리 없으니 머무는 집에 있는 가장 그릇에 쑥을 씻는다.
 
쑥을 캐는 것은 단순하고 재미있는데, 그 다음에 다듬고 씻고 삶아야 하는 과장이 있다는 것을 몰랐다~~~
(그동안 쑥을 캐서 떡을 만들어 나누어 주신 지인들에게 진심을 다해 감사하다고 전화를 드린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땅에서 캔 야생쑥은 이물질이 엄청 많다.
 
 
 
 

씼고,씻고, 또 씻어서 설거지 바치는 곳에서 물기를 뺀다.
 
 
 
 

작은 그릇까지 총 동원을 한다.
 
 
 
 

다행히 혹시나 해서 집에서 가져간 조금 큰 냄비가 있다.
 
쑥줄기가 부드러워질 때까지 삶아야 한다는 블로그의 조언을 따라서 삶는다.
 
그렇게 서너번을 삶는다.
 
 
 
 

쑥을 삶기 전에 여러번 씻었지만 삶고 나서도 서너번 더 헹구어 준다.
(쑥향 다 빠지는 거 아닌가? 걱정이 되었지만 쑥향이 그대이다.)
 
 
 
 
쑥을 캐서 다듬고, 씻고, 삶고 하는 것이 힘들어서 쑥을 캐지 않기로 한다.
하지만 마당을 거닐다가, 산책을 하다가 쑥의 새순이 올라 온 것을 보면 또 캐고 있다.
(이런 늦게 배운 도둑이 어쩐다더니~~~) 

그래서 잠깐 잠깐 캐서 삶아서 얼린 쑥이 이만큼이나 되었다.
(나중에 한 봉지 더 얼렸다는~~~)
 
이렇게 얼려서 아이스박스에 넣어서 서울까지 가지고 왔다.
 
 
 
얼려서 가지고 온 쑥이 3kg 정도이다.
 
블로그를 찾아보고 지인들에게 물어보니 떡을 하기에는 좀 부족하다고 한다.
(쑥향이 가득한 떡을 만들고 싶었음)
 
개떡과 송편을 만들어 먹기로 한다.
그래서 쌀과 쑥을 방앗간 가지고 가 빻아오기로 한다.
(예전에 지인이 주신 삶은 쑥으로 개떡을 만든다고 집에 있는 믹서기로 쑥과 쌀을 갈다가 엄청 고생한 기억이있음)

이 블로그를 보신다면 절대로 방앗간에 맡기시라고 말씀드립니다.

 
 
 
 

쌀 3.5kg을 4시간 불러서 20분 정도 물기를 빼고, 3kg의 쑥과 함께 방앗간에 가지고 가서 빻아 온다.
(10000원)
 
 
 
 
 이렇게 빻아온 떡가루를 울 집 남자가 반죽을 한다.
(뜨거운 물로 넣어가며 반죽을 한다.)

반죽을 여러 덩이로 나누어서 비닐에 넣어 납작하게 펴준다.
 
 
 
 

납작하게 만든 반죽을 지퍼백에 넣어 냉동실에 얼려 놓고, 먹고 싶을 때 하나씩 꺼내서 떡을 만들어 먹으면 된다.
 
 
 
 

우선 개떡을 만든다.
 
떡 반죽을 조금씩 떼어서 동글납작하게 빚어서 찜기에 찐다.
 
 
 
 

찜기에 면보(키친 타월도 됨)를 깔고 물이 끓어 오르면서 김이나기 시작하면 만들어 놓은 개떡을 올리고 10분 정도 찐다.
(쫄깃한 식감을 좋아해서 도톰하게 만들었다.)
 
 
 
 

약간 검은색처럼 보이지만 아주 맛있는 쑥색이다.
 
 
 
 

쭈~~~욱 찢어 본다.
울 집 남자의 수고로 아주 쫄깃한 쑥개떡이 완성되었다.
 
중간 중간 쑥의 섬유질이 보이며 건강한 맛을 낸다.

떡을 만들어 먹을 때마다 제주도에서의 추억이 새록새록 생각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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