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가 농사인 지인이 묵직한 무엇인가를 종이에 둘둘 말아서 쇼핑에 대충 걸쳐서 슬그머니 건넨다.
집에 와서 둘둘 말린 종이를 풀어서 보니 이렇게 길쭉한 것이 나온다.
처음보는 비주얼이다.
분명히 호박을 준다고 했는데 잘 못 준걸까?????
수세미를 호박으로 알고 준 걸까?????
전화를 해 본다.
호박이란다. 그것도 단호박이라고 한다.
이렇게 생긴 단호박도 있구나!!!!!
엄청 길다.
궁금해서 줄자로 재어보니 구부러진 것 말고 직선길이가 대략 45cm 이다.
깨끗이 씻어서 도마에 올려 놓으니 도마를 넘어간다.
잘라보니 '우~~~와'진짜 노오란 단호박이다.
감자칼로 껍질을 벗겨 보려는데 생각보다 단단하다.
선수 교체.....
그래도 넘 단단해서 껍질을 벗기기가 힘들다.
그래서 토막을 내어 세워서 칼로 껍질을 벗겨낸다.
굳이 껍질을 벗기지 않아도 되는데~~~~~
(껍질을 힘들게 벗기고 나서 기억이 난다.)
호박씨 부드러워서 숟가락으로 이렇게 긁어내면 된다.
노오란 단호박의 속살이 드러난다.
채를 썰어서 식감있는 전을 부쳐 먹으려고 칼로 썰어보는데 단호박이 넘 단단해서 손가락과 팔목이 아프다.
칼로 써는 것을 바로 포기한다.
인간은 도구를 사용할 줄 안다.
am다지기를 꺼낸다.
단호박을 토막내어 다지기에 넣고 다져주기로 한다.
am 다지기는 주방의 이모님이다.
사용법도 넘 간단하다. 재료를 넣고, 뚜껑을 닫고, 뚜껑 위에 있는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된다.
역쉬~~~
버튼을 서너번 눌러주었을 뿐인데 이렇게 다져진다.
볼에다 다져진 단호박을 넣고 소금을 살짝 뿌려준다.
부침가루와 튀김가루를 다져진 단호박이 엉길 수 있도록 조금만 솔솔 뿌려준다.
부침가루와 튀김가루가 골고루 섞일 수 있게 숟가락으로 잘 저어준다.
물은 넣지 않는다.
후라이팬에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단호박을 숟가락으로 떠서 도톰하게 올린다.
숟가락으로 호박을 올리면서 동글게 모양을 잡아준다.
아래 면이 노릇하게 익으며 뒤집어서 뒤집게로 지긋이 눌러준다.
이때 각자 취향대로 두께를 조절하면 된다. 얇고 바삭한 전을 원하면 '꾸~~~욱' 눌러주고,
도톰하고 촉촉한 전을 원하면 '살~~~짝' 눌러주면 된다.
노릇노릇 정말 예쁜 단호박 전이 완성되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고, 엄청 달콤하고, 부드러운 호박전이다.
분명 식감있는 호박전을 만들려 했는데
단호박이 익으면서 녹아 속이 크림같이 되었다.
냉동실에 오래 방치된 파마산 치즈를 찾아내어 단호박 전 위에 뿌려주고 삼성 큐커를 에어프라이어로 맞추고 구워주었다.(170도에서 6분 정도)
꾸리꾸리한 치즈와 달콤한 단호박 전의 환상적인 조화이다.
요건 다이어트 음식이니까 많이 먹어도 되겠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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