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 나는 외출을 한다.
토닥토닥 잘 했다고 나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로~
누군가와 함께 가려면 시간도 맞춰야하고, 장르도 맞추어야하고, 음식도 맞추어야해서 때로는 이렇게 혼자 가는 것이 편하다.
내가 가고 싶은 날, 내가 보고싶은 연극으로~
남편은 극장이라는 장소를 좋아하지 않고 싫은 것은 꼭 내색하는 사람이라 좋은 연극을 보고 기분이 언잖을 필요는 없는지라 연극이 보고 싶으면 이렇게 혼자서 외출을 한다.
왠지 좀 센티해지면서 카페에서 오고가는 사람 구경도 하고, 책도 보는 척하고^^, 맛있는 음식도 먹으면서 아무도 신경쓰지 않고 오롯이 나를 사랑하고 위로하는 시간으로~~~
이 날은 비까지 내려줘서 좀 춥긴했으나 혼자를 즐기기에는 더할나위 없이 좋았다.
좀 추운듯하여 예쁜 가디건도 하나 사서 따뜻하게 입었다~^^
작은 극장이지만 R석으로, 나를 위한 선물은 좋은 것으로^^
좀 더 앞쪽으로 가고 싶었으나 없어서 7열로,
소극장은 3열 정도가 좋은 것같다.(주관적인 생각임)
대학로에서 오랫만에 라멘을 먹을까? 인도커리를 먹을까? 고민과 검색을 하고 나갔건만 커리 집을 가던 중 솔솥을 보고는 갑자기 따끈한 돌솥밥이 먹고 싶다는 충동적인 생각으로 그만,
잘못된 선택을 하였다.
테이블 한쪽에 누룽지와 맛있게 먹는 법이 써있다.
내부가 훌륭하지는 않지만 고즈넉하기는 하다.
개인적으로 '익선동의 담솥'을 좋아해서 가끔 가는데 솔솥은 처음이다.
전복솥밥을 시켰는데 밥이 고슬밥이어서 한참 씹어야했다.
그러면서
'좀 참고 커리 집을 갔어야 했어. 그렇게 배가 고프지도 않았잖아. 어떻할거야 여길 또 언제 올지도 모르는데 난이랑 커리를 어쩔거야!!!'
를 속으로 외치며, 나를 책망하며, 담부터는 처음 계획대로 꼭 하자고 다짐을 하며 대충 먹고 솔솥집을 나왔다. 그런데 내가 식사를 마치고 나올 즘에는 식당이 꽉 차고 맛있게 먹는 사람들을 보며 '사람들 입맛이 다 다르구나' 하였다.
거의 알만한 배우들이다.
오늘의 게스트,
오~~~기대된다.
연극 시작전 무대 모습.
회사에서 단체로 왔는지 뒷 줄에 앉으신 분들의 폭풍 수다가 좀 시끄럽긴 하다.
연극이 시작되면 멈추겠지.
그런데 연극이 시작되자 뒤에 앉으신 분이 기침을 한다.
아까 수다 떨때는 기침도 안하고 말만 잘 하더니 좀 참으면 될 것 같은데 연극이 끝날때까지 계속 기침을 한다. 배우가 음악에 맟춰 춤을 추는 장면에선 음악에 맞추어 더 열심히 기침을 한다.
나는 한숨이 나온다.
배우들은 그래도 아랑곳하지 않고 극을 이어 나간다.
나도 마음을 가다듬고 집중을 해본다.
배우들처럼~~~
서영희 배우와 김주연 배우는 얼마나 예쁘던지, 그리고 송옥숙배우와 황순미배우는 얼마나 멋지던지,
이일화 배우와 황석정배우도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왜 같은 연극을 두번 세번씩 보는지가 이해되는 날이다.
그래 인생은 그런거지 모두 주인공이고 싶었으나 주인공은 한명 뿐이라는거,
그러나 그리 슬퍼할 필요는 없는거지.
왜냐면 주인공도 외롭고 그렇게 행복하지만은 않으니까.
그냥 오늘 나처럼 아무도 몰라주는 내 인생이지만 나 스스로 선물을 주고 스스로 주인공이 되어 대학로를 걸어가기도 하면서 이렇게 살아가면 되는거 아닐까~!!!
선물처럼 오늘은 커튼콜도 주어졌다.
여기 저기서 카메라 소리가 들리고, 나는 뒤를 돌아보고 기침하던 사람을 째려보고 싶었으나 오늘의 연극을(센티를) 망치고 싶지 않아서 우아하게 천천히 극장을 나왔다~^^
나에게는 나를 알아주시는 분, 하나님 한분이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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