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펑 눈이 옵니다. 하늘에서 쏟아집니다.'
눈이 온다.
너무 많이 오나 싶게 눈이 오더니 금세 나무가 하얀 눈 옷을 입는다.
'어머나 ~~~ 넘 이쁘다. 얼마만에 보는 눈 꽃이야!!!'
감탄하면서 보는데, '카톡!'하며 아들에게 문자가 온다. 비상근무를 해야 할 것 같다고,
오늘 저녁에 딸도 집에 온다고 했는데,
눈이 많이 오니 밤길이 위험할 것 같아서 내일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리고 낮에 오라고 하였다.
길이 미끄러워 남편은 천천히 운전을 하고, 온통 하얀 세상에, 온통 불편한게 하나 가득인데, 그래도 난 넘 좋다.
아들이 내일도 비상근무를 해야 한다고 울상이고, 보고 싶은 딸은 오늘 못오지만 하얗게 변해 버린 세상은 황홀할 만큼 아름답다.
이렇게 아름다운 날 남편이 의정부에 있는 '밀가마 국시집(사골 칼국수)'를 먹으러 가자고 한다.
단일 메뉴인데 넘 유명한 집이라 지난 가을에 갔다가 줄이 너무 길어서 못 먹고 돌아 온적이 있다.
노원에서 의정부까지 눈도 많이 오는데 괜찮을까? 싶지만 그래도 가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가는 길이 온통 눈나라다
마치 동화 속으로 들어 가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밀가마 국시집'로 들어가는 입구이다.
의정부 민락동에 자그마한 국수 가게가 이렇게 멋진 정원까지 갖춘 칼국수 집으로 번창을 하였다.
(그 만큼 맛있다는 것이겠지!)
오늘도 줄이 넘 길면 어떻하나? 걱정을 하면서 왔는데 주차장이 이미 만차이다.
줄줄이 들어가는 차들의 모습이다.
우리는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들어가는 입구 쪽에 차를 세울 수 있었다.
오늘은 줄이 길어도 남편이 끝까지 서있겠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지난 번에 왔을 때는 줄이 너~~~무 길어서 한시간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하여 그냥 돌아섰다
그리고 밀가마 국시집 근처 유명한 떡갈비를 먹으러 갔다. 그날 남편의 지출이 예상보다 좀 많았다^^)
빨리 가서 줄을 서야 하는데 넘 예쁜 풍경들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밀가마 국시집'은 정원을 예쁘게 꾸며 놓아서 어느 계절에 와도 예쁘긴 한데, 이렇게 눈이 많이 오는 날은 처음이라 넘 좋아서 아이들 만큼 흥분이 되었다.
기다리는 사람들을 배려하여 요렇게 텐트를 마련해 놓았다.
텐트 안에 난로가 있는데, 텐트 밖에도 난로가 준비되어있다. 눈이 오지 않는 날에는 사람들이 텐트 밖까지 줄을 서기 때문일 것이다.
'밀가마 국시집'은 애완견은 못 들어간다.
줄이 금방금방 줄어 안으로 들어갔다.
커피 자판기에 100원이라고 써있는데, 요즘 동전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이 없을 것 같다.
우리도 동전이 없다고 하자 카운터에서 100원을 주신다.^^
식당 개점 시간과 폐점 시간 그리고 브레이크 타임이 써있다
최근에는 월요일도 휴무를 한다고 한다.
칼국수도 올라서 10000원이다. ㅠㅠㅠ
만두는 솔직히 그렇게 맛있는지 잘 모르겠다.
공릉동 만두집이 더 맛있는 듯,
'밀가마 국시' 하면 떠오르는 것이 하얀 셔츠와 넥타이를 매고 유리막 안에서 국수를 밀고 계신 사장님이다.
식당 안이 꽊 찼다.
일하시는 분들은 잠시도 쉴 틈이 없이 바쁘게 움직이신다.
1993년이면 우리 아들이 태어나던 해인데 정말 오래된 식당이다.
사진을 먼저 찍는 다는 것이 꼭 음식이 나오면 마음이 급해져서 벌써 휘익 저어 버렸다.
칼국수 위에 고기와 고추 고명이 얹어져 있었는데.......
예전에는 조밥이 나왔었는데 쌀밥이 나온다.
'밀가마 국시집'는 칼국수도 맛있지만 겆절이도 정말 맛있다.
금방 무쳐낸 겆절이는 짜지도 않고 달지도 않고 아삭한게 일품이다.
오늘 눈이 많이 오는 덕분에 오래 기다리지 않고 밀가마 국시를 먹을 수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도 이렇게 아름답다.
아파트 앞에 누가 이렇게 귀여운 눈 사람을 만들어 놓았다.
눈사람 작품을 찍어서 올려도 되는지 물어 봐야 할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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