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이른 아침 수영을 하고 나오는데 딸아이가 소고기 미역국이 먹고싶다며 집에 오겠다고 한다.
엄마에게 스케줄이 있냐고 물어보지도 않고 그냥 그렇게 말한다.
나는 알겠다고 하고는 집에 오는 길에 국거리요 소고기와 불고기용 소고기, 시금치(딸이 유일하게 먹는 나물)를 사가지고 온다.
딸아이가 오기 전에 국을 끓이고 불고기를 하고 시금치 나물도 무친다.
딸아이는 미역국만 있으면 되는데 뭘 이렇게 많이 했냐며 맛있게 먹는ㄴ다.
그렇게 딸아이와 맛있는 아점을 먹고 경동시장 나들이를 간다.
딸아이가 좋아하는 닭똥집 튀김을 사주겠다고 꼬신다.
겨우 닭똥집 튀김으로 꼬셔질 나이가 아니기는 하지만 딸도 슬쩍 넘어오는 척 한다.
그래서 오랫만에 딸과 시장 나들이를 가는 아빠도 엄청 좋아하는 눈치다.
경동시장에 사람이 정말 많다.

방송에 몇 번 나오더니 통닭골목에도 사람들이 정말 많다.
남원통닭이 제일 유명한지 웨이팅이 많다.

우리는 원래 종구통닭 단골이다.
결혼 전부터 다니던 곳인데 원조 사장님이 연로하셔서 자녀들이 물려 받아서 하다가
또 다시 바뀌었다.
그런데 여기도 웨이팅이 많다.
그래서 우리는 앞집인 동경통닭으로 간다.

봄이라서 그런지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사람이 정말 많다.
경동시장 통닭골목은 통닭뿐만 아이라. 머리고기, 족발 등 많은 것들이 있다.

동경통닭은 내부가 넓다.
그리고 사람도 제법 많다.

우리는 통닭 '대'자와 닭똥집 튀김을 시킨다.
원래 '소'자를 시키려고 했지만 '대'자는 튀긴 것이 있고 '소'자는 튀기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하여 '대'자로 달라고 한다.

경동시장 통닭집이 그리 청결하지는 않다.
기름도 그렇고,
그래도 항상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어서 그냥 산다.

집에 오자마자 사온 통닭을 꺼낸다.
닭과 떡볶이 떡, 감자튀김, 닭똥집~~~
우선 떡을 하나 집어 먹는다.
딸이 떡을 머는다고 잔소리를 한다.(경계성 당뇨가 있음)
그리고 똥집을 먹는데 '에고야~~~ 기름이 하나도 빠지지 않은 상태에서 포장을 해준다 싶더니 닭이랑 똥집에서 기름이 찍찍 나온다.

한지에 올려서 기름을 제거하고 에어프라이어에 다시 데워야겠다.

똥집이랑 닭을 한지에 돌돌 말아주니 기름이 이렇게나 많이 나온다.

한지와 기름종이를 여러겹 깔고 닭과 똥집을 다시 에어프라이어로 구워준다.

큐커 에어프라이어로 5분 정도 구워준다.

이제 좀 먹을만하다.
딸아이는 그래도 오랫만이라며 맛있게 잘 먹는다.
이번에는 나물이다.
이 맘때쯤이면 나는 부지깽이 나물을 사러 경동시장을 간다.

방풍나물과 부지깽이 나물이 있어서 산다.
모두 싱싱해보인다.
그런데 이번에는 부지깽이 나물이 문제다.

부지깽이 나물을 식탁에 쏟아본다.

그런데 뻣뻣하고 나뭇잎처럼 생긴 이파리들이 마구 섞여 있다.
20여년을 경동시장을 다녔지만 이런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ㅠㅠㅠ

나물을 다듬어서 겨우 한 바구니 건졌다.

그래도 방풍나물은 좀 괜찮은 편이다.
경동시장에 가서 이렇게 실망한 적이 없는데,
좀 속상하다.
연근이랑 장마랑 체리, 딸기는 다 맛있고 괜찮다.
그래도 난 또 봄이 되면 경동시장을 가겠지~~~
다음날 아침, 울 집 남자 밤에 한번도 안 깨고 푹 잤다고 한다.
시장도 갔다 오고 피곤했냐고 물어보니 아니란다.
딸이 집에 왔다 가서 그렇단다.
(딸 바보이거 확실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