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 삼계탕을 한번도 못 해 먹었다.
아이들이 집에 오면 같이 해 먹어야지~~~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들은 다이어트로 닭가슴살을 너무 먹어서 닭이라면 신물 난다며,
물회랑를 사다 먹었고,
딸은 회사에서도 나온다며, 삼겹살과 쫄면이 먹고 싶다고 하여 그렇게 먹고 갔다.
닭 백숙은 토종닭이 맛있는데 토종닭은 다른 닭보다 커서 남편이랑 둘이 먹긴 좀 많을 것 같고, 또 둘이 먹기를 뭘해~~~!!!
그러다보니 벌써 입추가 지나고 말복이 다가온다.
그래서 '에라이~~~ 둘만이라도 토종닭 한마리 먹지 뭐~ ~~ 남으면 다음날 칼국수를 끓여 먹던지 하지 뭐~' 하며
마트에서 토종닭을 한마리 사왔다.
사와서 싱크대에 올려 놓으니 급 후회가 된다.
날씨도 넘 더운데 그냥 식당에서 한마리 사다 먹을 것 그랬나 싶다.
하지만 우리 집만의 레시피 삼계밥을 해 주는 곳이 없으니 직접 할 수 밖에~~~
우선 쌀부터 씻어서 불려 놓아야한다.
찹쌀로만 하면 삼계밥이 너무 늘어져서 맵쌀을 조금 섞어준다.
녹두는 닭이랑 궁합도 잘 맞고, 또 녹두를 넣어 주면 냄새도 잡아주고 고소해서 꼭 섞어주고 있다.
찹쌀과 맵쌀 녹두를 씻어서 한시간 정도 물에 불려 놓는다.
역시 토종닭은 다리가 길다.
닭의 꽁지와 날개 끝부분, 목이랑 가슴 부위의 기름을 가위로 잘라주고 흐르는 물로 닭의 속 내장을 긁어내 주며 깨끗이 씻어준다.
요렇게 정리를 해 주었다.
닭의 껍질을 모두 벗겨 내기도 하는데 울집의 남자들은 닭 껍질을 넘 좋아해서 다 벗겨 낼 수가 없다.
글구 어느 정도의 기름이 있어야 삼계밥이 맛있다.
향신채를 넣어서 애벌로 한번 삶아서 준다.
정말 큰 냄비인데 롱다리 토종닭은 잘 안들어간다.
끓이기 전에 다리를 구겨서 넣을 예정이다.
애벌로 삶아주었다.
깨끗이 씻어 주었는데도 거품이 저렇게 올라온다.
애벌로 삶은 물을 버리고 흐르는 물에 다시 한번 헹구어 주었다.
냉동실에서 6년근 인삼 두뿌리와 집에서 깐마늘 한 주먹, 마트에서 산 약재(대추는 없어서 생략)
한시간 정도 불린 쌀은 베보자기에 넣어주었다.
tip:
베보자기에 불린 쌀을 넣고 묶어주어야 하는데 이때 쌀이 익으면서 팽창하는 것을 감안하여 베보자기를 담긴 쌀 보다 조금 살짝 윗쪽으로 묶어주어야한다.
넘 위쪽을 묶어주면 죽밥이 된다.
이제 그냥 다 넣고 뚜껑을 닫고 끓이면 된다.
큰 들통을 꺼내서 삶으면 닭이 다 잠길텐데 들통 꺼냈다 씻어 넣기 귀찮아서 씽크대 속의 제일 큰 냄비에 넣었더니 다 잠기지 않는다.
그래도 괜찮다 30분쯤 끓이고 중간에 한번 뒤집어 주면 된다.
요렇게 뒤집어서 20분 더 끓여주었다.
쌀이 담긴 베보자기도 꼭 같이 뒤집어 주어야한다.(물에 잠기지 않은 부분의 쌀이 설익기 때문에)
이 상태로 닭 살은 찢어서 소금에 찍어먹고 삼계찰밥은 소금에 찍어먹기도 하고 국물에 적셔서 먹기도 한다.
어떻게 먹어도 넘 맛있다~^♡^
베보자기를 너무 헐렁하게 묶었나보다.
삼계밥이 거의 죽밥이 되었다.
지난번엔 찰지고 맛있는 밥이 되었는데
정말 삼계밥을 참 잘하는데ㅠㅠㅠ
역시 토종닭은 넘 커서 둘이 다 못 먹었다.
남은 닭은 살만 발라서 따로 놓았다.
닭 삶은 국물도 작은 냄비에 따로 남겨 놓았다.
이것들은 다음에 칼국수를 해먹어도 맛있고,
남은 찰밥을 넣어 닭죽을 끓여 먹어도 맛있다.
그렇게 남은 토종닭 백숙을 활용하면 또 맛있는 한끼가 된다.
항상 닭다리를 하나만 먹었던 남편이 오늘은 혼자서 두개를 다 먹었다.
나는 담백한 닭가슴살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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